일상

존경하지도 사랑하지도 않는 하느님

ZI0NY 2025. 3. 16. 20:30

존경하지도 사랑하지도 않는 하느님, 오직 무정하고 무관심한 당신이 존재할 뿐이라는 사실만을 믿는 유신론자지만 이 기도는 들으십시오. 비와 바람을 그쳐 주시고, 눈과 추위를 몰아내 주소서. 뜨거운 태양이 아니라 따사로운 태양을 드리워 더는 사람을 힘들게 하지 마소서. 고공에 오른 동지들이, 네 명의 노동자가 견뎌낼 수 있는 날씨를 주소서. 결국 그들을 내릴 것은 땅에 발 디디고 있는 다른 동지들이 할 것이며, 거대 자본과 악을 벌하는 것은 투쟁하는 고공의 동지가 할 것이기에 오직 그들이 이겨낼 수 있는 날씨만을 주시오. 당신은 무정하고 무관심하여 무능하기에 존경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지만, 그래서 절대자라고 믿지도 않지만 오직 내 마음이 좋아지길 바라며 하는 기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