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대선 지켜보기

ZI0NY 2022. 3. 11. 12:50

정치의 언어는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아주 이상적이며 말도 안되는 허황된 꿈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다만, 아무튼 정치는 그 품격이 있는 말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혐오를 먹고 자라는 폭력적인 말이 아니라, 그래도 좋은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 살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삶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면, 희망과 행복으로 가득 찬 것이 아니라 지옥만 면했다면 그건 결고 정치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당선된 국민의힘과 윤석열 당선인, 그리고 이준석 당대표의 행보는 아주 불쾌하다. 그들이 국민들에게 제시한 것은 눈부신 비전도, 안정된 삶도 아닌 '여가부폐지'라는 맥락도 없고 이것으로 이득보는 이도 없이 손해보는 사람만 존재하는 지긋지긋한 혐오로 점철된 폭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혐오와 폭력의 언어에 동조한 48%의 인간들도 끔찍하다. 그의 미래의 비전이 있는가? 하면 나는 잘 모르겠다. 환경도 인권도 교육도 모두 버리고 단지 현재의 금전에만 흔들리는 삶을 대한민국이 원했던가? 누군가는 원했을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나는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대선이 더 끔찍했다. 나의 미래도 대한민국의 미래도 그까짓 아파트와 그까짓 부동산에 쳐박혀서 우리는 개발 부품으로 죽어가야 하는 삶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죽지 않을 것이다. 버티고 달리고 넘어서서 결국 다시 희망을 빼앗아 올거다. 매번 시위에 나갈 때마다 그렇게 다짐했듯이, 그냥 또 다짐하는 거다. 최소한 내가 저 늙은 정치인들보다는 오래 살 가능성이 높은 게 아닌가? 끝까지 살아남아서 너네 다 죽었고 내가 이겼다고 선언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