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이 블로그는 왜 팠는가... 사진을 아카이빙하기 위해? 파워블로거가 되어서 일확천금을 벌기 위해? 아니다. 인스타에 썼다가는 친구들이 도망가고 트위터에 썼다가는 탐라에 쌍욕을 도배하는 순수한 야구 리뷰를 쓰기 위해 시작했다. 이 쓰레기같은팀은 9위를 노리고있다. 아직 순위반영이 안 되긴 했는데 오늘 무를 캐서 9위일 것 같다. 그나마 수환이가 홈런을 쳐 줘서 무라도 캤지 이 쓰레기팀은 9위라는 역대최악의순위로 갈뻔했다. 내가 이 쓰레기팀을 본게 꼴지에서 허덕일 때쯤이었는데 그래도 꾸준히 올라가서 시발 우리팀 강팀이라고 애정을 퍼부었건만 이 쓰레기팀은 쓰레기장으로 회귀하고있다.........
언제나 야구를 볼때는 거리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퐁당퐁당파드리스가 패패패패패승패승패승패패패승패승 이러면서 내셔널리그 최하위권이 되어도 걍 웃으면서 보고 고교야구에서 어느 팀이 떨어져도 걍 아쉬운마음으로 다음경기를 확인했다면 이씨발히어로즈가 지는 건 타격이 너무 크다. 진심을 다해서 고척돔에 불을 지르고싶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왜 서울사람이 되었는데 내가 왜 고척돔과 가까이에 집을 샀는데 내가 왜 내가 왜... 내가 왜.... 진짜 내 인생의 희망을 히어로즈가 안겨줬다면 내 인생의 절망도 히어로즈가 안겨줬다. 코로나때문에 짤리는거나, 사장이 런치는거나, 알바처를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는것따위는 내 인생에서 시련도 아니다. 히어로즈 이자식들이 경기에서 지는거야말로 시련이다. 히어로즈와 적정한 거리를 십몇년째 두질 못해서 이렇게 절망속에서 히어로즈를 쳐다보고 다시 늪에 빠지고 다시 바라보기를 반복하고있다. 이상하다. 작년 초겨울에는 우리 꿈과 희망 속에 있지 않았나? 팀을 구하는 전병우가 있고 임지열이 있고 김재웅이 있고..... 모두가 있었는데 다 어디간거지 설마 나만 살아있냐? 아아아아아악 젠장 히어로즈와 나는 남이다 남이어야한다 남이어야만한다. 나는 과몰입하지않고 우리 휘집이가 유격거포가 될 날을, 동헌이가 신인왕을 탈 날을, 혜성이가 메이저리그에 갈 날을, 병욱이가 한시즌을 무사히 치르는 날을, 그리고 재영이가 한국시리즈 7차전 승리투수가 되는 날을 기다린다.... 진짜로 작은 소망이다 이정도면.
이 블로그의 시작은 어쨌든 히어로즈가 나를 화나게 해서 화 풀 곳이 필요해서 시작되었다. 근데 점점 화만 커지고 풀릴 기미가 없으니 어쩌면 좋을까. 정후가 미국에 가고 나면 나는 메이저리그만 보면서 평화로울 수 있을까... 근데 안될거라는 걸 안다. 그렇게 물고빨고아끼고사랑하던 내 영원한 막내 유격수 하성이가 미국에 갔어도 나는 파드리스를 그렇게 죽도록 목숨걸고 응원하지는 못하니까. 그래봤자 서브로 종종 보고 히어로즈 야구 보면서 울고 웃고 화내고 행복한걸 반복하니까. 우승을 해야만 14넥센의 망령이 떨어져나갈까..... 하성이 보고싶다.... 1년 더 참고 내년에 미국 가야지. 내 인생에 미국행은 없다고 세상 어디를 가던 프랑스 환승 캐나다 환승 싱가폴 환승은 해도 미국 환승은 비행기 티켓이 더 싸도 안하던 미국싫어인간이지만 하성이를 보려면 난 지옥도 갈 수 있다 시발 하성아 니가 있었으면 오늘 우리 이겼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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