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것들 5

Love Wins All, 하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은

처음 노래 제목이 러브윈즈로 공개되었을 때, 러브윈즈가 퀴어 슬로건인걸 모르고 썼다면 멍청하고 알고 썼다면 악의적이라고 일기에 적었다. 러브윈즈올로 제목이 변경되고, 음악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면서 확실하게 이 두가지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 자기 눈에 보면 예쁘게 조합할 수 있을법한 것들을 잘 짜깁기해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너무 오랜 시간동안 내 인생에서 아이유라는 존재가, 그의 음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 기둥이 아주 낡아 버린 기분이 든다. 섭섭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조금은 슬픈 것 같기도 하다. 내 감정에 '~같다'라는 표현은 절대 붙이고 싶지 않은데 지금 정확하게 이 감정의 상태를 모르겠다. 감독의 해석본*을 뮤직비디오를 본 후에 읽었는데, 감독은 생각이 참 많았더라...

잡다한 것들 2024.01.24

230701 서울퀴어문화축제 후기

퀴퍼... 또 갔다. 작년에 갔다가 너무 더워서 죽을뻔했기때문에 이번엔 안 가려고 했는데, 서울광장이 사용허가가 안 나서 을지로에서 한다는 말을 듣고 안 갈수 없었다. 언제 또 광장이 아니라 거리에서 부스를 열어보겠어요ㅋㅋ 그래서 캐리어 한 짐 끌고 기차타고 올라왔다. 짐이 있어서 그런가 실시간으로 체력이 쭉쭉 떨어지는게 느껴질 정도였는데 거기다가 날씨가 어마어마하게 햇볕이 내리찍어서 퀴어프라이드가 프라이드 퀴어 되었음.... fried queer....... 퀴어들을 산채로 구우면서 간만에 체력단련시키는 행사 올해도 렛츠고 역시나 날씨는 뜨거웠고, 덕분에 퀴문축 깃발 찍기에 너무 좋았다. 온 세상이 파래서 딱 하늘에 무지개 휘날리는게 기분 짱,, 후후 심지어 이번 퀴퍼에는 입장할 때 어떤 분이 입장과 ..

잡다한 것들 2023.07.03

탈색하기

탈색을 했다는 내용이 왜 일기쓰기가 아니라 좋아하기 탭에 있는가 하면 나는 탈색을 겁나 좋아하기 때문이다. 기분이 좀 나가리다 싶으면 탈색을 해야만 한다. 이건 어떠한 종류의 중독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하게 염색이 아니라 탈색을 좋아한다. 머리털 색을 다른 걸로 물들이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 색을 빼버리는 걸 좋아한다는 뜻이다. 탈색을 처음 하게 된 건 고등학교 졸업식 직전 즈음이었다. 아마도? 사실 정확히 생각이 잘 안 난다. 탈색을 하도 많이 했어야지... 아무튼 고등학교에 핵폭탄을 떨어뜨리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졸업식에 염색을 하고 온 친구들은 여럿 있었지만 모두가 밝은 갈색 정도에서 멈췄지... 형광핫핑크는 나 하나뿐이었다. 진짜 기분 최고였다. 그 후로도 회색에 핑크 옴브레, 청록색, 코발..

잡다한 것들 2021.11.19

운동하기

좋아하기 탭에 운동을 써도 될까... 하는 고민을 하긴 했다. 어쨌든 맨날 운동 귀찮아~ 라고 말하기 때문에. 하지만 그래도 운동은 나름대로 재밌다. 제일 좋아하는 건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같은, 팀플레이가 없는 1:1 매치업 형태의 운동이다. 참 내가 팀플레이를 못하기 때문이다. 같이 그라운드에 올라온 사람들을 모두 경쟁자로 보는, 내가 제일 잘 해야한다는 어마어마한 승부욕과 이기심을 가지고 있어서 절대 팀플레이를 원활하게 하지 못한다. 혼자 견뎌내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래도 굳이 고르자면 혼자 견뎌내는 운동을 좋아한다. 달리기도 아주 좋아하고, 특히 마라톤을 좋아한다. 풀코스는 확실히 무리지만^^; 하프나 10km 정도는 뛰어주면 진짜진짜 기분이 좋다. 요즘은 코로나때문에 마라톤 행사도 거의 없..

잡다한 것들 2021.07.19

좋아하는 것들

블로그에 뭘 써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결정한 건,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쓰는 것이었다. 우울증이 참 고통스러운 이유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잃기 때문이었다. 좋아하던 영화를 볼 힘이 없어지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힘이 없어지고, 재밌는 책을 읽을 힘이 없어지고, 그렇게 가만히 침잠하는 게 내 우울증의 전부였다. 그래서 우울증 치료를 받는 몇 년간 내게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랑이었다. 뭔가를 좋아하려고 노력하고, 그걸 위해서 조금 더 고생스러워지는 게 바로 내가 오늘 하루 더 살아있는 방법이 되었다. 그래서 이 카테고리에는 조용히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하나씩 이야기 할 계획이다. 일단 생각나는 건 키움 히어로즈, 아이유, 고양이, SF장르, 경쾌한 음악, 피아노, 별, 겨울 바다, 술..

잡다한 것들 2021.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