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뭘 써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결정한 건,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쓰는 것이었다. 우울증이 참 고통스러운 이유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잃기 때문이었다. 좋아하던 영화를 볼 힘이 없어지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힘이 없어지고, 재밌는 책을 읽을 힘이 없어지고, 그렇게 가만히 침잠하는 게 내 우울증의 전부였다. 그래서 우울증 치료를 받는 몇 년간 내게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랑이었다. 뭔가를 좋아하려고 노력하고, 그걸 위해서 조금 더 고생스러워지는 게 바로 내가 오늘 하루 더 살아있는 방법이 되었다.
그래서 이 카테고리에는 조용히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하나씩 이야기 할 계획이다. 일단 생각나는 건 키움 히어로즈, 아이유, 고양이, SF장르, 경쾌한 음악, 피아노, 별, 겨울 바다, 술... 뭐 그런 것들이 있다.
세상이 좀 더 사랑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사람을 살게 하는 것 부정적인 감정보다 긍정적인 감정이라고 믿기 때문에 나는 서로가 서로의 사랑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우리는 모두 죽지 않을 가치가 있고, 서로를 죽이지 않을 노력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어떻게든 내 삶을, 내 하루를, 그리고 나의 작은 순간을 사랑으로 살려 보려고 했듯이 타인도 그렇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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