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아주 평범한 이야기인 동시에 아주 특별한 이야기다. 문득 자신을 돌아본 20대라면 흔히 느끼는 불안과 불안정, 지금 이곳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과 외국이 두려운 동시에 유일한 탈출구처럼 느껴지는 시기가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한국 땅은 나를 점점 작아지게 하지만 어쩌면 저 머나먼 나라에는 자유가 있다는 꿈을 꾸는 시기 말이다. (그리고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했다면 서울에서 느끼는 불안에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 진짜로 떠나서 몇 년간 돌아오지 않는 것은 특별하다. 떠났다가 돌아올 자리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서울에서 도망쳐 도착한 곳에 낙원은커녕 무엇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막함이 사람을 떠나지 못하게 한다. 그렇지만 이 책의 작가는 떠났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