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 2

오펜하이머(Oppenheimer, 2023)

당연히 봤다. 오펜하이머. 한 다섯번? 여덟 번은 본 것 같다;; 열번은 안 되었을껄 아마도. 개봉하면 꼭 보는 영화감독을 고르자면 조성희, 박찬욱, 최동훈,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이다. 사실 이 사람들의 영화 말고는 영화를 거의 안 본다. 그래서 당연히 놀란의 영화가 개봉했으니 당연히 보러갔다. 오펜하이머는 사회윤리나 정치윤리, 혹은 연구윤리같은 과목에서 스르륵 언급되곤 한다. 하이젠베르크, 텔러와 함께. 그래서 놀랍게도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 안의 대부분의 인물을 내가 알고있었고, 뭐 그래서 더 쉬웠던 것 같다. 심지어 텔러는 등장하자마자 텔러와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텔러라고 해서, 캐스팅에 기절할 뻔 했다. 원자폭탄의 탄생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그것이 오펜하이머의 삶의 한중간을 관통하기 때문에..

일상/영화 2023.09.18

듄(Dune, 2021)

사막을 좋아하시나요?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모래언덕과 황금빛 태양, 그리고 새파란 하늘만 존재하는 아득한 사막을 좋아하시나요? 듄은 사막은 닮아 있었다. 사막을 배경으로 했으니 어지간히 그렇겠구나 싶겠지만 그 이상으로 듄은 사막을 닮았다. 광막하고 공허하지만 장대하고 아름다우며 위압적인 사막을 닮아 있어서, 사막을 좋아한다면 이 영화도 좋아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뭐 내 주변 관객들이나 지인들은 듄을 보고 잤지만... 아무튼 나는 이 텅 빈 영화를 좋아한다. 가 떠오르는 영화였는데, 가 한낮의 선명한 황금빛 사막이라면 듄은 새벽 안개가 내리깔린 잿빛 사막과 같았다. 공허한 화면을 가득 채워주는 건 배경음악이다. 왜 이 영화가 IMAX로 유명한 거지? 영화의 몰입감을 올려주는 건 음악 장치인데...

일상/영화 2021.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