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결승전까지 다 보고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이었으나 우라와카쿠인의 탈락으로 이른 귀국을 했다.... 대통령배 걸렀으니 봉황대기는 봐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고. 4강전에서 센다이이쿠에이와 하나마키히가시가 붙는다는 걸 보고 또 억울해져서 그냥 일본 있을껄!! 이라고 진짜 육성으로 외치고 거실에 잠시 주저앉아 있기도 했으나, 그래도 사이타마 없는 전국대회는 엄청나게 감흥이 있을 것 같진 않아서 포기하길 잘 한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근데 결승에 센다이이쿠에이가 올라가서 진짜 마음이 복잡했다. 1회전에서 우라와가쿠인을 탈락시켰으면 꼭 우승을 하라는 마음과 너네도 지라는 비틀린 마음이 공존했으니까. 전혀 어른답지 못한 졸렬한 마음으로 결승전을 보고 있는데 1회부터 케이오기주쿠가 홈런을 치는 걸 보고 껐다. 아무튼 잘 된 일이다. 케이오는 백 몇년만에 코시엔 우승을 거머쥐었으니까.... 그리고 센다이이쿠에이는 작년 우승기를 개막전에 내려놓고, 결국 들고 돌아가지 못했다. 이거 너무 슬픈 거 아니냐고. 개막전에 우승기를 반납하고 학교기와 우승 배너만 받고 돌아서는게 이게 진짜 슬프다. 센다이이쿠에이가 연속진출해서 다행이지 다음 해에 진출도 못 하면 우승기만 반납하고 돌아서게 되는건데, 사람를 절박하게 만들고 힘들게 만든다.
아무튼 이렇게 여름이 끝났다. 마침 오늘은 또 시원해서 진짜 여름이 끝난 기분이다. 아침에 개막전을 볼 때까지만 해도 다신 코시엔 오나봐라 하면서 욕했지만, 막상 응원고교 보니까 갑자기 막 벅차올라서, 내가 센바츠도 못 보고 뉴스 소식만 보고. 맨날 서치만 했는데 실제로 선수들 보니까 눈물이 날 뻔 했는데 눈물이 쏙 들어가게 이자식들이 실책을 하는 바람에 눈물은 쏙 들어가고ㅎ 젠장ㅋㅋ 그래도 여름이 이렇게 끝나니 아쉽다. 내년에도 사이타마들을 보러 여름에 또 갈 것 같고, 마에바시상고가 진출했다면 마에바시상고도 보러가야지. 코시엔 신사 앞에서 달아둔 약속이 있으니까. 약속을 지키는 어른이 되어야지
일본은 가을이나 겨울에 가는 게 놀기에 여러모로 좋은데 어쩌다가 내가 야구따위를 사랑해서, 한여름 뜨거운 일본열도에 매번 발을 들이는지 모르겠다. 하긴 땡볕에 야구보러가는건 한국도 똑같지. 고척돔 없었으면 진짜로 야구를 끊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지금 말은 하지만 고척보다 목동에 더 많이 다녔던 과거를 생각하면........... 딱히 사람이 땀난다고 야구를 끊진 않는 것 같다. 목숨을 끊으면 끊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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