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만족스러운 신인드래프트였다. 난 진짜 근본없는 꼰대 영감이라 1차지명에 야수를 뽑는것도 끔찍하게 싫어하고, 제구가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쬐끔이라도 있는 투수도 싫어하고, 해외파는 일단 거르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히어로즈 스카우터팀에 데인 게 많아서 그런지도... 그런데 이번 드랩은 3라까지 6장이나 들고 있었으면서 또 1라에 야수, 리턴파 투수, 제구만 다듬으면 되는 어쩌구 투수 이런 선수들을 뽑을까봐 얼마나 어젯밤까지 마음졸였는지ㅋㅋㅋ큐ㅠㅠㅠ 잠을 못 잘것같아서 ㅋㅋ저녁에 헌혈을 하고ㅋㅋㅋㅋㅋㅋ 몸을 강제로 피로하게 만들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제로 잤다ㅋㅋㅋ 그냥 기절한걸지도 모름 왜냐면 어지러워 핑 돌길래 누워서 눈감았더니 잠들었으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김윤하만 뽑으면 나머지는 상원아(*키움히어로즈 스카우트팀장) 네가 하고싶은 거 다 해도 된다는 마음으로 진짜 손 꼭 모으고 빌었는데 앞에 전준표를 부르더니? 다음에 김윤하? 진짜 정신 놓고 순간 비명질렀다.... 아 진짜 윤하야 우리 밑바닥에서 탱킹할건데 같이 한 4년 탱킹하고 트로피 들자ㅋㅋ 이러고 신나서 보다가 야수 한명 보내고, 이제 상위 야수 하나는 뽑아놔야 안정적인데 우리 앞에서 LG랑 KT도 내야수 급해서 우리는 뭐가 남으려나 했는데 엥 갑자기 우리차례고ㅠㅠㅋㅋㅋㅋㅋ 누구 보내고 받은건가 했더니만 우리 효상이 보내고 받은자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효상아 진짜 나는 네가 진짜 될놈이라고 생각했고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긴 한데 아무튼 고맙다... 그리고 여기서 이재상 뽑으면서 ㄹㅇ 현실비명지름ㅋㅋㅋㅋㅋㅋㅋㅋ 서울시민여러분 죄송합니다.... 그치만 난 우리가 이재상 잡을거라고 생각 안했고 잡을 수 있다고도 생각 안함. 심지어 어쩌다보니 정이들어서 몇달동안 따라다닌 선수인데 비명이 안 나올 수 없지 아 미친 ㅋㅋㅋㅋ 에르메스 타이 서치하다가 빨리 정신차림;; 어차피 선수한테 싸인받으러 안 가서 영원히 주지 못할테니까ㅋㅋㅋㅋ 아 ㅋㅋㅋ 하 아직도 신난다 다시 생각해도 도파민 돈다. 내야수는 당연히 우리보다 급한 구단이 있기때문에 그쪽에서 먼저 픽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앞선순번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니. 이건 효상이가 도와준 덕이다. 효상아 꼭 대단한 포수가 되렴. 내가 제일 아끼던 팝타임 1.84의 우리 메이저리그 포수... 아무튼 성남고 듣자마자 비명지르고 그다음부터는 누구 뽑았는지 보지도 않음ㅋㅋㅋㅋㅋㅋ 거의 성균관대 고영우 듣고 정신차림. 휴 대학픽도 무사하게 뽑아서 다행이다. 해외리턴파 이번에 상위 예정이라는 소문 듣고 아 시발 저거 우리다. 라고 확신하고 절망했는데 진짜 누구냐 엘지에서 가져갔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물론 해외파가 잘할수 있지만 우리는 아냐 이건 히어로즈의 신뢰도 문제야.
그리고 선수들 경기영상 이리저리 뜯어봤는데 꽤나 나와 취향이 겹치는 픽이 많아서 기분이 좋다. 일단 상위에 대부분 투수태운거, 외야수에 많이 소모 안했는데 그나마 소모한게 박채울인거, 대학픽도 괜찮고 어차피 하위라운더는 선수가 얼마나 발전하는가 미래에 거는거니까 운에 맡기면 되고. 어쨌든 진짜 어떻게 히어로즈 스카우터들이 투투타로 깔끔하게 얼리픽 없이 홍대픽 없이 선수를 지명했을까.... 이틀전에 히어로즈쪽에서 「9월 14일 키움히어로즈는 다시태어난다···!」이러고있었을때 진짜 많이 비웃고 웹소설 회귀물 끊으라고 놀렸는데 진짜로 다시 태어났다. 홍대픽 얼리픽 버리고 고형욱 단장은 체크남방과 바람막이를 버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고형욱 정장 처음봤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한신이 퍼시픽 우승했는데 역시 해가 서쪽에서 뜨는 날이었나보다 진짜 기분 좋다 그리고 지명 내내 키움이 평소같았으면 얼리픽으로 뽑았을 선수들을 두산기아케이티엘지가 나눠서 한명씩 계속 가져가주는데 점점 이상원 표정은 우울해지고 나는 점점 행복해지고 진짜 최고의 드래프트였다. 스카우터들 빨리 선수 설명 영상찍고 퇴근하고 푹 쉬시길 (스카우터들한테 이런 말 하는 건 처음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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