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야구

오타니 쇼헤이는 진짜 슈퍼스타다...

ZI0NY 2023. 3. 22. 13:58

물론 나는 그가 야구계의 엄청난 스타라는 것을 꽤 오래 전부터 아주 잘 알고있었다... 믈브로 가지 말고 히어로즈로 와달라는 헛소리를 지껄일 정도로는 아무튼 그를 알고 있었단 말이다. 믈브는 (거의)안보고 크보만 보다가 오랜만에 이렇게 다 큰 오오타니상을 보니 아 진짜 엄청난 슈퍼스타가 되어버렸구나 싶었다. 물론 그 때도 오오타니상은 컸지만, 아니 체감상이라는 게 있잖아요 닛폰햄 파이터즈에 있을때는 그래도 귀여운 느낌이었다고요;; 근데 갑자기 엄청나게 거대한 슈퍼스타가 되어서 일본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아버린.. 하 뭐라고 해야하나 그냥 오오타니상을 보자마자 없던 추억이 재생되면서 아련해졌는데ㅋㅋ;;

오타쿠는 원래 시도때도없이 벅차오른다. 남의 팀 우승을 보고서도 벅차올라버렸다. 어제 경기도 상당한 명승부라서, 9회말에 오오타니가 2루타를 치고 헬멧을 던지고 달리던 순간부터 2루에 도착해서 포효하며 덕아웃을 향해 손짓할 때 이게 엄청나게 역사에 남아버리겠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대회 내내 침묵했던 4번타자의 끝내기 2루타라는 미친 낭만으로 경기가 종료되었으니 더더군다나...

이 때 정말 진심을 가득 담아서 '여기서 끝내기 나오면 대박이다.'했는데 진짜 끝내기가ㅋㅋ 나와버리다니 기절하는 줄 알았다. 바로 이어서 히어로즈가 시범경기 했는데 시범경기 초반까지는 계속 오타니 돌려보느랴 집중도 안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게 이번 WBC베스트 장면이었다. 솔직히 여기서 분위기 못 끌어올렸으면 끝이었으니까.

그런데 오늘 미친 또 불펜으로 오타니가 나온다는 말이 나오고, 불펜에 다르빗슈가 대기를 하더니.... 불펜하고 덕아웃을 왔다갔다하며 불펜에서 몸 풀어놓고 타석도 소화하고 또 전력으로 달려서 내야땅볼을 내야안타로 만들더니, 아니 미친 진짜 마무리로 올라오는 미친놈이 여기 있었다. 9이닝 2아웃 풀카운트에서 동팀인 트라웃을 스윙삼진으로 잡고, 글러브를 던지고 모자를 던지고 달려오는 팀메이트를 껴안고 포효하고 환호하는 이 모든 과정이 그냥 영화같았다..................... 나는 아직도 여운에서 못 벗어났다.... 진짜 팀의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 경기장의 바람을 뒤바꾸는 이런 사람이 슈퍼스타구나 싶었다.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사람과 말도 안 되는 경기가 현실에 있을수가.

 

이렇게 왔다리갔다리 다 하고 안타치고 분위기올리고 마지막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오는 본업은 선발투수인 3번타자를 안좋아하는게 가능한가? 타고난 피지컬에 미친 재능에 그걸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노력과 흔들리지 않고 무너지지 않을 수 있게 버티는 정신력까지가 모두 오오타니 쇼헤이를 만들어냈다고밖엔 생각이 안 든다. 안그래도 야구 쳐 보느랴 인생 나락보내서 믈브는 정말 안 보고 싶은데 이러다가 이정후 가면 크보 접고 새벽에 믈브 보고 앉아있는건 아닐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게 내가 사랑하는 야구였다. 서로를 믿어주는 팀메이트가 있고, 선수를 믿어주는 감독이 있고, 그리고 그 믿음에 등 돌리지 않는 선수들이 있고, 그래서 승리하는 팀이 있는 야구. 결국 영웅 한 명이 모든 걸 할 수는 없다지만 영웅이 있어서 팀의 분위기가 승리를 향한다는 걸 알고는 있어서 오타니 너무 부러웠고, 히어로즈에 이정후 없으면 우리는 비밀번호나 쓰면서 이정후 돌아오는거 기다리겠지 싶어서 1년 후가 미리부터 걱정되고 슬프고, 1년후에 오타니도 FA인데 사오면 안되냐(되겠냐?)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좀 했다. MLB는 강한 리그라 쇼헤이와 트라웃으로 가을야구도 가기 힘들다지만 KBO에서는 당신도 할 수 있다 히어로즈 우승반지 끼기. 어떻습니까 오오타니 쇼헤이 상... 히어로즈의 히어로가 되실 생각 있으시면 꼭 서울히어로즈프로야구단으로 전화주십쇼 감사합니다.

어쨌든 한국은 조별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그래도 야구는 재밌었다. 나는 이 미친 낭만으로 가득 찬 스포츠를 반평생동안 사랑해와서 결코 벗어날 수 없나보다...

경기전부터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던 미친 스피치를 보고 오늘의 쓸데없는 아무말글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하나만 말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동경하지 맙시다!
1루에는 골드슈미트가 있다던가, 센터에는 마이크 트라웃이라던가, 무키 베츠가 있다던가, 야구를 하고 있다면 누구나 들어본 선수들이 있습니다만.
오늘 하루만큼은 버립시다. 동경하면 넘어설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들을 넘어서기 위해, 톱이 되기 위해 왔잖아요?
오늘 하루만큼은 그들을 동경하는 마음을 버리고 이기는 것만 생각합시다. 가자!

 

멘트미리짜왔나... 기깔나게하네. 아무튼 이 영상을 보자마자 아 일본이 이길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기기 위해 온 팀의 분위기잖아요 이게 하아아아아아 빨리 야구 개막해라 난 야구가 보고싶다....

 

'일상 > 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발 야구를 금지시켜주세요  (0) 2023.04.22
시즌 직전  (0) 2023.03.19
유격수에 대한 고민  (1) 2022.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