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닌그라드로 넘어가는 것을 정말 수십번 고민했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철학을 공부했는데! 라는 이상한 오기에 가득 차 칼리닌그라드에 가기로 결정했었습니다. 아무리 서치해도 도저히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길은 찾기가 어렵고... 아주 불확실한 몇 년 전 버스 시간표나 찾았기에 그냥... 그냥 일단 리가에 가서 칼리닌그라드행 버스를 찾자! 라는 바보같은 결론을 내리고 갔습니다. 이건 진짜 그 때라서 할 수 있는 엄청난 용기였고, 아무튼 성공했습니다. 비록 버스 옆자리가 아저씨여서 쫄았고... 버스에 군인이 타서 검문해서 쫄았고... 중간 검문소에서 내 여권을 가져가고 한참 돌아오지 않아 쫄.. 이땐 쫄진 않고 새벽 3시쯤이라 걍 졸려서 검문소 바닥에서 잤습니다ㄱ- 아니 러시아어라고는 인사밖에 할 줄 모르는 나와... 영어라고는 인사밖에 할 줄 모르는 군인이랑 뭐.. 뭐가 대화가 되겠습니까... 난 2014년 소치올림픽때 한국 여권이 여행 무비자로 전환되었다는 소식만 주워듣고 간 거였고...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걍 있다가 여권 돌려받고 무사히 칼리닌그라드터미널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도 터미널 들어갈 때 캐리어 검사를 하더니 X-ray검사로 부족했던건지 내 짐을 열어보라고 하는데 또 군인이라 쫄... 기보단 아침 6시반이라 걍 졸려서 ㄱ- 여는데... 캐리어 터져서 안닫히고... 귀찮아서 바닥에 짐 연채로 걍 앉아서 쉬니까 지나가던 사람들이 캐리어 닫는거 도와줬고.... 클라이페다로 넘어가는 버스 티켓을 사야 하는데 직원도 러시아어만 할 줄 아니까... 또 기다리다.. 그냥 젊은이한테 물어봤는데 이 젊은이가 갑자기 체격 졸라 큰 남자를 데려와서ㅜ 꺄악 아시안 맞는다 연약한 아시안이다 ㅠㅠ 라는 마음으로 있었는데 영어가 가능한 젊은이라 티켓 예매도 도와줬습니다... 흑흑 러시아 사람들 졸라 험악하게 생겨서 졸라 친절해.. 칼리닌그라드 호텔로 가는 버스도 알려줘서 타고.. 타긴탔는데 요금어케내는지 몰라서 어리둥절? 하고 있는데 누가 와서 손바닥만 펴 보이기에 에???? 하는데 옆사람이 티켓이라고 알려줘서 티켓도 샀습니다... 티켓 가격도 몰라서 걍 루블 꺼내놓고 있었는데 가져가고 돌려주셨음.... 암튼 그래놓고 호텔 가니까 직원은 영어를 할 줄 아셔서 금방 행복해지고, 내가 체크인이 3시인데ㅋㅋ 아침 7시;; 에 갔음에도 추가금 없이 얼리체크인을 해주시고 조식미포함 결제했는데;; 조식도 먹으라고 해주신 칼리닌그라드 호텔 직원분께 감사합니다.... 진짜... 비는 오는데 캐리어는 끌어야하고 말은 안통하고 긴장하고 힘든 그 모든 순간에 소소하게 싸늘한 표정으로 도움주신 러시아 국민여러분 감사합니다... 암튼 밥먹고 걍 자고싶었는데 칸트 무덤은 보겠다는 그 일념으로 다시 일어나서 우산 부여잡고 비맞으며 칸트 성당으로 그렇게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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