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음식

고수일기 :고수로 요리하기

ZI0NY 2024. 5. 28. 10:47

고수를 수확했다. 고수들이 너무너무너무 덤불처럼 엉켜 자라서 그냥 뽑기로 결정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아직 어린잎이라 향은 그렇게 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갓 뽑은 고수라 그런가 꽤 향이 많이 나긴 했다. 이곳저곳에 고수를 뿌려 먹었다. 고수는 맛있으니까

수확하기 전에는 하루이틀쯤 물을 주지 않는다. 흙이 말라 있어야 뿌리가 잘 뽑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검은색 화분 한 개를 모두 수확했다. 반만 뽑으려고 했는데 뽑다보니; 다들 엉켜있기도 하고, 많이 넣을수록 맛있기도 해서 그냥 싹 뽑았다. 

 

첫타로는 역시 토마토탕과 마라탕에 넣어 먹었다. 고수듬뿍 고수무한리필식사 너무 최고다. 마라탕 재료를 잔뜩 넣고 소스만 넣어서 끓이면 마라탕은 아주 간편하게 완성된다. 고수는 다 끓고나서 위에 뿌린 후에 불을 끌 것! 그래야 아삭하고 맛있다. 토마토탕 만들기도 무척 쉬운데, 매운 게 싫다면 마라소스를 1/3만 넣고 토마토페이스트를 2~3스푼, 그리고 토마토 한 개를 썰어 넣어서 끓이면 된다. 매콤한 걸 원하면 마라소스를 정량 그대로 넣으면 된다. 다 끓인 위에 고추기름이나 라오깐마, 그리고 화조유를 한 스푼 넣어주면 더 매콤 얼얼한 맛이 나서 좋다. 즈마장4+화조유0.5+고수1+다진마늘1 소스에 찍어먹어도 맛있다. 나의 마라탕 소스 레시피.

 

살사소스와 또띠아만 사오면 만들 수 있는 타코다~! 내가 좋아하는 내용물은 보시다시피 양파, 토마토, 할라피뇨, 팔라펠, 치즈다. 타코에 마요네즈를 뿌려먹는걸 좋아하는데 문득 마요네즈 맛을 비교하고 싶어가지고... 시중에 파는 마요네즈들을 다 샀다. 사진에 있는 하인즈랑 오뚜기 제품 말고 비비드키친과 잇츠베러도 샀는데 시간 나면 맛비교리뷰를 꼭 올릴 예정이다. 근데 요새 바빠서ㅠ 언제 기록할지 모르겠삼...

타코 만들기는 간단하다. 또띠아를 팬or오븐에 바삭하게 한 번 굽고나서 내용물을 채운 후에 와자자작 먹으면 된다. 좀 더 크리스피한 식감을 좋아하면 빠싹 굽고 소프트한 식감이 좋으면 데우기만 할 정도면 된다. 내 취향은 소프트타코.. 헤헤

치즈는 굿플래닛 제품. 종종 유통기한임박할인 할 때 20봉지 이상 사서 냉동보관한다. 식품회사 친구가 냉동실은 시간이 멈추는 곳이 아니라고 했지만? ㅋㅋㅋㅋㅋ 치즈 너무 비싸다구...

 

마무리는 타코 남은 재료로 먹는 살사파스타! 파스타 면 위에 그냥 살사소스와 할라피뇨, 양파와 고수를 올려서 먹는거다. 일반 토마토 파스타를 먹을때처럼 토마토 소스를 면과 살짝 볶은 후에 따끈하게 먹어도 괜찮지만, 여름이기도 하고 할라피뇨의 매콤한 맛을 살리고 싶기도 해서 면을 그냥 꺼내고 위에 차가운 재료들을 올려서 미적지근과 차가움의 중간 정도로 만들어먹었다. 여름에 먹기 좋은 냉파스타다. 면을 식혀서 먹어도 맛있는데 식히기도 귀찮아서...; 그냥 대충대충 먹는다. 그치만 맛있다. 양파의 아삭함이 정말정말 맛있는 파스타

 

한 화분에는 다시 고수를 심었는데, 다른 화분에는 고수가 아니라 이제 당근을 심을 예정이다. 오랜만에 당근 잎이 먹고싶어서, 최대한 당근은 작게 재배하고 잎만 크게 만들어 볼 생각이다. 난 당근을 안 먹는데 당근 잎은 좋아한단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