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이웃》은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의 다름을 억눌러서 주변과 비슷해보이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다름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내고 나서 후회하기도 한다. 동시에 '우리'와 별다를 바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구미호도, 불멸자도, 늑대인간도, 흡혈귀도 있다. 이들을 뭐라고 통칭하며 독후감을 써야 할지 계속 고민했다. 요괴리가 모르는 이웃》은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의 다름을 억눌러서 주변과 비슷해보이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다름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내고 나서 후회하기도 한다. 동시에 '우리'와 별다를 바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구미호도, 불멸자도, 늑대인간도, 흡혈귀도 있다. 이들을 뭐라고 통칭하며 독후감을 써야 할지 계속 고민했다. 괴물, 괴수 ... 하지만 괴상하게 생긴 물체도 아니며, 괴상하게 생긴 짐승도 아니다. 도깨비나 요괴라기엔 요사스러운 귀신이 아니다. 작가가 정한 제목처럼 이들은 아주 평범한, 하지만 남다른 '이웃'일 뿐이다.
사실 모든 이방인이 그러하다. 그저 이곳의 사람들과 조금 다를 뿐이다. 외모가 다르면 특히 배척받을 수 있지만 외모마저 비슷하면 아무도 이방인임을 모르는, 그렇지만 본인은 발디딜 곳을 찾지 못한 채 떠돌 뿐이다. 백 년을 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해 아이를 낳을지, 혹은 누군가의 심장을 먹어서 천 년을 살지도 결정하지 못한 채 영원한 젊음이라는 축복에 갇혀서 젊은 시절을 백년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세상에 발을 디딜 수 없는 이방인으로 남겨지는 「나, 너와 함께」의 혜인이 그러하다.
하지만 「나, 너와 함께」에서 유혜인과 김진익은 이렇게 다른 존재인 동시에 아주 평범한 이웃이다. 서로의 마음을 확신하지 못해서 연애에서 줄다리기를 기어코 시작하고야 마는 사람들이다. 사랑을 시작하고, 상대와 '영원'을 살 수 있을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떠보고, 고민하다가 오해하고, 싸우고, 포기하고, 다시 영원을 약속하는 아주 평범한 연인이다. 사실 보면서 아니 걍 고백 한 번 해보고 차이면 잡아서 간 먹으면되지~! 라고 생각했는데 연애 어렵더라..
「늑대라고 다 네발로 뛰진 않는다」에서도 마찬가지로 내 기준에선 아주 쓸데없는 고민을 치열하게 한다. 서로에게 반드시 숨겨야만 할 비밀이 있어서 문제가 커지는 걸 보면 역시 영원히 숨길 수 없다면 굳이 비밀을 인간관계에서 만들 필요는 없다. 세 편의 단편 중 이 단편의 주인공인 '상은'이 가장 인외스러운 모습이 많이 나왔다. 그만큼 혜지와의 연애에서 가장 어리숙하고 첫사랑에 어떻게 해야할 지 감을 잡지 못하는 평범하고 바보같은 남자애의 모습이 많이 나오기도 했다.
「붉은 오렌지 주스」의 주인공인 인아야말로 가장 이질적이지 않았다. 사실, 상대를 유혹한다는 설정을 빼더라도 충분히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는, 고등학교에 있을법한 이야기였다. 친구와 친해졌다 멀어졌다 하고 친구의 소꿉친구를 짝사랑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싸우고 이 싸움 속에 학급의 왕따가 만들어지면서 점점 악화되는 모든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었다. 화해를 하더라도 다시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것까지 있을 법했다. 이런 걸 보면 항상 누군가를 상처주지 않고 항상 솔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에 대해 생각한다. 타인을 상처주지 않고, 말하는 나도 상처받지 않고 솔직하게 곧은 관계를 쌓아올릴 수 있다면. 어긋나고 뒤틀리지 않고 평범하게 좋은 점과 싫은 점과 부러운 점과 질투나는 점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마음이 편안할 수 있을것만 같다. 아주 다른 존재도 결국 평범한 이웃이다. 그의 다른 점을 우리가 몰랐을 뿐이다.
작가의 말을 일부 발췌해서 독후감을 마무리하겠다. 사회가 다름을 배척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나의 어딘가는 발 디디지 못하는 이방인이라서, 이 떨어진 발도 디딜 곳을 만들려고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그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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