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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들

블로그에 뭘 써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결정한 건,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쓰는 것이었다. 우울증이 참 고통스러운 이유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잃기 때문이었다. 좋아하던 영화를 볼 힘이 없어지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힘이 없어지고, 재밌는 책을 읽을 힘이 없어지고, 그렇게 가만히 침잠하는 게 내 우울증의 전부였다. 그래서 우울증 치료를 받는 몇 년간 내게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랑이었다. 뭔가를 좋아하려고 노력하고, 그걸 위해서 조금 더 고생스러워지는 게 바로 내가 오늘 하루 더 살아있는 방법이 되었다. 그래서 이 카테고리에는 조용히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하나씩 이야기 할 계획이다. 일단 생각나는 건 키움 히어로즈, 아이유, 고양이, SF장르, 경쾌한 음악, 피아노, 별, 겨울 바다, 술..

잡다한 것들 2021.07.12

야구 없이 하루 보내기

야구란 뭘까? 단순히 스포츠인가 싶지만 하루라도 안 보면 뭔가 시간이 텅 빈 것 같다고 느끼는 삶의 일부가 아닐까? 매일 매일 몸의 루틴이 6시 30분이면 (혹은 5시면) 야구를 보는 데에 맞춰져 있다 보니, 월요일이나 경기취소 등의 야없일(야구 없는 날)이면 시간이 공허하게 느껴진다. 그러니까, 야구가 있는 날은 아침에 일어나서 밥도 잘 먹고 할 일도 꼬박꼬박 하고 심지어 집안일까지 싹싹 끝내고도 운동을 한 후에 씻고 나와서 맥주 한 캔과 함께 야구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야구가 없으면? 일을 하면 다행이고, 꾸역꾸역 하루를 대충 때우다가 보통은 밥도 굶은 후에 7시쯤 트위터에 들어가서 '오늘 야구 왜 안 하냐' 등의 내용을 담은 트윗을 몇 자 타임라인에 집어던지고 천장을 보면서 멍을 때리면 하루가 다..

일상/야구 2021.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