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완 22

전래동화 앤솔러지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어제는 과거로부터 전해지는 설화나 민담 속에 나오는 이들이 현실에서 사는 모습을 읽었다면, 오늘은 동화 속의 나오는 이들이 미래에서 사는 모습을 읽을 차례다. 기계 기술자인 심청이는 동화처럼 인당수로 들어가고, 안드로이드 로봇은 용왕을 위해 클론의 간을 가지러 가며, 오누이가 아닌 두 아이는 줄을 타고 태양의 비밀 가까이 다가간다. 장화를 찾아서 우주로 나서는 홍련이 있으며, 흥부처럼 행동하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과학적 믿음이 있는 사회가 있다.  다섯 편의 단편 중 박애진의 「깊고 푸른」은 심청이 이야기다. 눈이 먼 아버지가 있고, 아버지의 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인당수에 들어가야 한다. 캐릭터성이 오직 심성이 고운 효녀로만 강조되었던 전래동화 속 심청이와 다르게, 「깊고 푸른」의 청이는 기계를 잘..

일상/책 2024.11.17

박애진, 《우리가 모르는 이웃》

《우리가 모르는 이웃》은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의 다름을 억눌러서 주변과 비슷해보이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다름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내고 나서 후회하기도 한다. 동시에 '우리'와 별다를 바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구미호도, 불멸자도, 늑대인간도, 흡혈귀도 있다. 이들을 뭐라고 통칭하며 독후감을 써야 할지 계속 고민했다. 요괴리가 모르는 이웃》은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다. 자신의 다름을 억눌러서 주변과 비슷해보이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다름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내고 나서 후회하기도 한다. 동시에 '우리'와 별다를 바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구미호도, 불멸자도, 늑대인간도, 흡혈귀도 있다. 이들을 뭐라고 통칭하며 독후감을 써야 할지 계속 고민했다. 괴물, 괴수 ... 하지만 괴상하게 생긴 물체도 아..

일상/책 2024.11.16

감자 100% 감자전 만들기

실온에 놓아 두었던 감자가 약간 말랑말랑해지고 싹이 날 기미가 보여서 급하게 감자전으로 부쳐야 했다. 뇨끼 만들려고 했던건데... 힝. 뇨끼는 토란으로 만들고, 감자는 감자전을 만든다. 준비물은 감자. 그리고 찍어먹을 간장 뿐이다.  먼저 감자를 깎아서 강판에 갈아내린다.  그리고 한시간 정도 놔두면 감자의 전분이 가라앉고 수분은 위로 올라와서 물만 따라버리기 딱 좋아지지만, 시간이 없어서 그냥 면포에 놓아 뒀다. 근데 면포에 둔 사진 깜빡하고 안 찍음. 면포에 넣고 간 감자를 짠 다음에, 아래 나오는 물과 전분을 좀 침전시켜서  물만 따라내고 남은 전분에는 간 감자를 넣고 다시 섞어주면 된다.  적당한 크기로 감자를 동글동글 떼어낸 후에, 팬에 눌러서 구우면 감자전 끝! 사진엔 다섯 장이지만 실제로는 ..

일상/음식 2024.11.15

SF 작가의 고전 SF 오마주 《책에서 나오다》

어제 아서 코난 도일의 《마라코트 심해》를 읽었다면 오늘은 그의 오마주인 「미싱 링크」를 읽을 차례다. 《책에서 나오다》에는 「미싱 링크」를 포함한 7개의 오마주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마라코트 심해》와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어슐러 K. 르 귄의 작품 중 몇 권 뿐이라서 아직  《책에서 나오다》를 다 읽진 않았다. 오마주를 먼저 읽으면 원작? 고전SF를 읽을 때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놔두고 있기 때문이다. 박애진의 「미싱 링크」는 아서 코난 도일의 《마라코트 심해》와 반대다. 마라코트 박사가 심해를 탐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내려갔다면, 설여울 박사는 지상의 공기층과 대륙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위로 올라간다. 여기서 내가 가진 의문은 지구의 육지 ..

일상/책 2024.11.14

아서 코난 도일, 《마라코트 심해》

박애진 작가의 책을 줄줄이 쓰다가 왜 아서 코난 도일로 왔는가 하면... 그 이유는 내일 밝혀집니다. 아서 코난 도일이 누구냐 하면 셜록홈즈의 그 코난 도일이 맞다. 그는 꽤나 SF소설을 많이 썼는데, 이 소설들은 출간된지 100년이 지나 고전 SF소설이 되었다. 《마라코트 심해》도 그 중 하나다. 1927년, 데카르트와 칸트를 위시한 이성주의가 유럽 철학의 중요한 흐름이 된 지 짧게는 100년에서 길게는 200년이 넘은 시점이다. 이성과 논리, 과학이 지배하던 세계에서 그 과학을 기반으로 한 픽션 소설이 쓰이기 시작한 시기다. 거기에 제국주의의 팽창적 행보로 미지의 땅을 탐사해서 알아내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식민지라는 거대한 부를 가져다주었으며, 아문센과 스콧의 극점 탐사와 같이 개인의 연구와 영달에서 ..

일상/책 2024.11.13

미니 김장 : 40분만에 겉절이 담그기

최신 유행하는 건 다 하고 싶지만 문제가 있다. 집에 김치 먹는 사람이 없다는 것... 그래서 거짓말 조금 보태서 백번 만들어먹은 겉절이 만들기. 거짓말 많이 보탰네... 겉절이 일 년에 한 번 합니다;겉절이를 갑자기 담근 이유는 배추랑 대파가 생겨서..; 빨리 소진해야해서 호딱 겉절이 해버립니다. 들어가는 재료는 배추, 대파, 마늘, 양파입니다. 이와중에 맛있게 하겠다고 냉동마늘 아니고 생마늘 꺼낸 나.. 제법 대단해요. 배추는 한입거리로 숭덩숭덩 썰어서 소금 뿌려 두고, 양파와 대파는 적당하게 잘라줍니다. 그리고 그 전에 고추 한창 딸 때마다 갈아둔 냉동고추를 미리 꺼내둡니다. 간장을 좀 부어 주고 녹길 기다리는동안 야채 손질을 해줬어요. 배추에 소금 양은 어느정도냐~ 배추 한개 기준 1.5큰술..?..

일상/음식 2024.11.12

로켓 발사 앤솔러지 《우리의 신호가 닿지 않는 곳으로》

내가 어제 좋아한다고 말했던 두가지.. 로봇과 로켓. 오늘은 로켓 이야기다. 나는 로켓을 좋아한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첫 번째의 로켓은 나로호였다. 얼마 전이라고 생각했는데 학교 컴퓨터실에서 몰래 기사를 검색하고, 발사체 분리에 실패하는 영상을 봤던게 어렴풋이 떠오르는 걸 보면 십년은 더 된 일이었을 거다. 이 때쯤에 매일매일 나로호 기사를 검색해서 보고, 러시아와 기술협약을 해서 러시아 기술로 만들어진 엔진을 받아왔던거나 몇백킬로미터정도 날릴 수 있다는 내용들이 대충 떠오르는 걸 보니 그때에도 어지간히 좋아했나보다. 그러니까 발사에 성공한 날이 아마 겨울방학이었는데, 낮에 티비로 생중계를 보다가 울었겠지.. 나로호가 세번째였나 네번째였나 하여간에 몇 번의 실패 끝에 발사에 성공하고, 발사체가 무사히 ..

일상/책 2024.11.11

한국 SF 단편 10선, 《U, ROBOT》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 쓸 독후감은 로봇과 로켓이다. SF라 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매우 좋아하는데, 로봇이라는 존재가 주는 인간성과 비인간성은 인간과 이질적이면서도 꽤나 동질적이기 때문이다. 로봇이라서 할 수 있는 비인간성으로 설명되는 잔혹함, 공감 결여, 혹은 맹목적인 목표지향성이 소설에 등장한 로봇에서 드러날 때가 기괴해서 인상에 깊게 남는 동시에 로봇이지만 인간의 역할을 하며 살아가며 배우거나 혹은 공학적으로 탑재된 인간성, 즉 다른 존재를 보호하려는 행동이나 자기희생이 드러날 때 '인간성'이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하지만 지금 독후감을 쓸 박애진의 「파라다이스」에는 특별히 로봇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인공지능으로 스스로 움직..

일상/책 2024.11.10

에번 버번 하이볼 애플 & 기린이치방 당류제로

지난 이틀과 같이 책 리뷰를 써야 한다는 걸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주말이라고 술을 낮부터 마셨다는 것. 그래서 지금 기린이치방 당류제로를 마시면서 에반 윌리엄스 하이볼 버번애플 리뷰를 써보려 합니다..일단 기린이치방 당류제로는 기존 기린이치방보다 더 따가운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이나 카스처럼 더 가벼워진 느낌인데 기존 기린이치방의 무게감이 빠진 맛입니다. 칭따오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기존 기린이치방보다 호감을 느낄 맛.. 근데 저는 삿포로같은 헤비한 쪽의 맥주가 좋아서 쬑금 아쉽습니다. 키린은 그래도 맛있지만,, 에반 윌리엄스는 사과 하이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단맛이 강한 편입니다. 사실 그냥 에반윌리엄스 위스키로 하이볼을 만들어먹어도 맛있기 때문에 굳이 이렇게 달게 만들었어야 했나? 싶..

일상/음식 2024.11.09

SF 일상 단편 앤솔러지, 《일상 탈출 구역》

앞서 독후감을 남겼던 《일상 감시 구역》의 다음 단편집이다. 같은 세계관을 쓴 작가도 있고, 앞 편과 다른 이야기를 쓴 작가도 있다. 이번에도 중점적으로 쓸 단편은 박애진의 「우주를 건너온 사랑」이다. 이 이야기는 「목격자」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다만, 「우주를 건너온 사랑」이 훨씬 더 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목격자」에서 파인딩 시아에 타고 있던 네 클론 아이들 중 하나인 소피아가 더 성장해서 관광 행성인 험다에 온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전에는 클론의 제작이 찬성과 반대로 갈라져 대립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우주를 건너온 사랑」에서는 클론이 차별받을지언정 꽤 많은 비율을 행성에서 차지하고 여러 사건을 총괄하던 페가수스 우주 정거장이 폐가전이라는 이름으로 무시받고 있는 등 배경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

일상/책 2024.11.08